갈무리, 자유의 새로운 공간, 1990년 영어판 발문, 발제: 성용

1. 1970년대의 패배에 뒤이어 나타난 것은 회개, 배신, 자기연민의 이데올로기였으며 그것은 윤리적 냉소주의, 정치적 상대주의, 그리고 화폐적 실리주의라는 새로운 “유약한” 가치들을 수반하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자본가들을 이롭게 하고 있었다. 우리가 특별히 저항하고자 했던 지점은 바로 이곳이었다.

2. 혁명적 주체성을 생산하는 것이 그리고 또 그것으로 삶을 사는 것이 아직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3. 85년 분석에서 취약했던 지점들.

3.1. 노동이 더욱더 추상적이고 유동적으로 되고 사회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새롭게 생산된 주체성이 극복하기 어려운 모순 속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야 했다. 사회적 협력은 자본주의적 통제의 구조들과 더욱더 격렬하게 대립하였기 때문이다

3.2.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획득된 새로운 차원. 이 영역이야 말로 지배가 매우 강력한 곳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주체를 재구성할 메커니즘을 탐색하고 욕망에 새로운 영토화의 기회를 제고할 수 있었던 곳이다. 이 반란의 가능성을 더 밀고 나가 새로운 계기들과 재구성(recomposition)의 새로운 계기들을 추적해야만 했다.

3.3. 생태학적 투쟁, 즉 프롤레타리아적 자유의 프로그램과 보조를 같이 나타난 운동의 범위에 대해 보다 잘 정의해야만 했다. 파괴의 위협에 대항하여 자연을 방어할 필연성과 이에 수반되는 인류를 재생산할 새로운 체제와 상황을 구축하는 것의 시급성을 밝혀야만 했었다.

3.4. 통합된 세계자본주의를 정의하면서 우리는 소련이 그 메커니즘 속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가동된 과정의 강도를 충분히 측정하지 못했다.

3.5. 남(南)의 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 극빈 나라들의 고립과 그곳으로부터 오는 뉴스의 부재는 더욱 불길한 전조가 되었다.

4. 사람들은 코뮤니즘이 죽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죽어가고 있는 것은 사회주의이다. 사회주의는 “각자에게 노동에 따라 주어지는” 정치·질서였고 코뮤니즘은 “각자에게 필요에 따라 주어지는” 그러한 체제였다.

5. 오늘 날 “현실 사회주의”의 붕괴의 시기에 이 구별은 지워졌으며 코뮤니즘과 사회주의는 쉽게 혼동된다.

6. 이름으로만 사회주의적일 뿐 실제로는 관료적 조직이었던 사회들에서(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 코뮤니즘은 불신과 혐오를 받게 되었다.

7. 코뮤니즘은 현 시대의 중심적 정치 이데올로기였다. 그것은 노동자의 관점에서 자본주의 발전의 메커니즘을 실재적이고 전진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기초하고 있었다.(p43)

8. 레닌의 맑스 계승은 “볼셰비끼적 코뮤니스트 당”의 조직 원칙으로 정식화 했다.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목표는 사회주의의 창설, 생산수단의 국유화, 그리고 계획의 중앙집중화 등이었다.

9. 당과 혁명적 이행에 대한 레닌주의적 개념은 로자 룩셈부르크에 의해 도전을 받았다. 그녀가 보기에 조직은 노동자의 자기표현을 매개하는 모든 것에 대한 혹은 노동조합이나 개혁주의 정당 등의 대리인들에 의해 수행되는 계급투쟁에 대한 영속저인 거부를 의미했다. 그녀의 조직관은 노동자 자발성의 상승 수준 및 그러한 자발성에 의해 생선된 특수한 정치적 기관들과 일치했다.

10. 즉 투쟁하는 대중에 의해 구성된 민주주의로서의 코뮤니즘이라는 이념과 프롤레타리아 독재로서의 코뮤니즘이라는 이념 사이의 이 모순은 오늘날에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11. 사회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와 임금노동 체제를 극복하는 데 헌신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것은 이른바 자본주의 사회·경제적 대안이 되었다.

12. 나아가서 우리는, 사회주의가 코뮤니즘의 한 국면이거나 그것으로 이행하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야만 한다. 역사적으로 말하면 정치적·경제적 억압의 가장 잔인한 형식들이 “현실 사회주의”내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13. 맑스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듯이 코뮤니즘은 계급적대로부터, 노동과 노동조직화에 대한 거부로부터 직접적으로 태어난다.

14. “사회주의”와 “코뮤니즘”을 구별할 필요성은 다시 분명해졌다. 이번에 이 필요성이 대두된 이유는 이 양자 사이의 구별이 흐려졌기 때문이 아니라 이 양자가 서로 대립하는 것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15. 우리는 사회주의를 경유하여 자본주의에서 코뮤니즘에 이르는 어떠한 이행도, 또 어떠한 진보도 없다는 사실을 승인해야만 한다. 오직 자유를 우리들 자신의 수중으로 재전유하며 생산에서의 협력을 통재할 집단적 수단들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16. 코뮤니즘은 생산에서의 협력에 바쳐지는 비밀스러운 질서의 형태로 오늘날의 자본주의 및/또는 사회주의 사회들 내부에서 이미 살아 있다. 그 질서는 자본주의적 명령 체제/ 및/ 또는 관료 체제에 의해 은폐되어 있다.

17. 동방 블록으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교훈이 있다. 누가 반란을 일으켰는가 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학생들, 과학자들, 선진적 기술과 연결된 노동자들, 지식인들 등 한 마디로 요약하면 추상적이고 지적인 노동을 취급하는 모든 사람들이 반란의 핵심을 표현한다. 간단히 말해 반란을 일으킨 사람들은 새로운 종류의 생산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