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제3회 맑스코뮤날레 보도(6월20일)
"공산주의를 넘어서" 마르크스와 함께 상상하자
"마르크스주의자 다 모여라" 제3회 '맑스코뮤날레' 학술대회
코뮨주의 필두로 마르크시즘 재해석한 대안사상 모색
자연과 공생하는 탈자본주의적 생태문화사회 등 제안
“이젠 코뮤니즘(공산주의)이 아니라 코뮨주의다!”
‘실패한 체제’ ‘경제주의, 집단주의에 매몰된 사상’으로 인식되는 코뮤니즘 대신, 마르크스의 코뮨 개념에 깃든 반(反)자본주의적 사유를 계승해 새로운 사회 변혁 방식을 모색하자는 코뮨주의가 각광받고 있다. 연구공동체 ‘수유+너머’, 진보이론 잡지 <문화/과학> <자율평론>이 대표 주자다. 이는 현실 사회주의 몰락 이후 기존 이론으로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설 수 없다는 마르크시즘 진영의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28~30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 ‘맑스코뮤날레’에서는 코뮨주의를 필두로, 마르크시즘을 재해석해 대안 사상으로서의 면모를 밝히려는 시도가 펼쳐진다. 격년으로 열려 올해 3회를 맞는 맑스코뮤날레는 마르크스적 관점을 견지한 연구자, 운동가들이 분파에 관계없이 총집합하는 자리다. 이번 대회엔 18개 단체 120여 명이 발표ㆍ토론에 참여한다.
▲코뮨주의의 약진
3일에 걸쳐 열리는 전체 주제 세션 ‘21세기 자본주의와 대안적 세계화’에서는 코뮨주의자들이 6건의 발표 중 절반을 맡았다.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영향을 받아 ‘자본주의에서 탈주하는 삶의 실천’을 중시하는 ‘수유+너머’의 이진경씨는 “신체를 잉여가치의 창출 대상으로 삼는 생명산업에 대항해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 반자본주의 투쟁”이란 요지로 발표한다.
이탈리아 사상가 네그리의 관점에서 코뮨주의를 ‘현존 상태를 파괴하는 운동’으로 정의하는 <자율평론>의 정남영 편집위원은 예술, 교육, 의료 등 지식 서비스 노동 부문에서 광범위한 탈(脫)자본주의적 움직임의 가능성을 점친다. 주로 문화적 측면에서 코뮨주의를 주창하는 <문화/과학>의 이득재 편집위원은 지역평의회 및 협동조합 주축의 ‘생태적 문화사회구성체’를 결성해 풀뿌리 대안사회 운동을 펼칠 것을 제언한다.
심광현 집행부위원장은 “코뮨주의는 한국에서 탄생한 개념”이라며 “스탈린주의를 연상시키는 코뮤니즘이란 용어와 단절하자는 의미로, 마르크스가 애초 상정했던 코뮨의 의미를 탐색하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회 첫날 이 세션엔 세계헤겔학회 안드레아스 아른트 회장이 초청됐다. 마르크스의 미발간 원고를 수집해 마르크시즘을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그는 ‘시간의 경제’란 발표를 통해 “자본의 요구에 대항, 비노동시간을 최대한 확보해 누려야 한다”고 설파할 예정이다.
▲구체적 대안체제 모색
김수행 상임대표는 이번 대회의 특징으로 “자본주의를 대체할 방안이 구체적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을 든다. 기존의 자본ㆍ지대 소득을 폐기하고 모든 사회 성원들에게 기본 소득을 연령별로 균등 분배하자는 곽노완 씨나 연기금을 활용해 노동자들의 기업 참여를 보장하자는 정성진(이상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소속) 씨의 발표가 이에 속한다.
정현수, 최만원씨 등은 영어제국주의 지양과 탈민족ㆍ탈국가적 소통을 위해 세계 공용어로 제정된 에스페란토 사용을 활성화하자고 주장한다.
한편 이번 대회부터 대학원 석ㆍ박사 과정생들이 주제 발표 및 포럼에 참가하는 ‘영 코뮤날레’ 세션이 신설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마르크시즘 연구자들의 재생산이란 차원에서 마련했으며, 내년엔 ‘맑스 아카데미’를 설립해 대중들도 진보 이론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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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입력시간 : 2007/06/20 19:01:34
수정시간 : 2007/06/20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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